"집 보러 가도 돼요?"…아파트 시장 분위기 180도 달라졌다

입력 2024-01-31 08:55   수정 2024-04-03 16:07



"주말마다 부동산에서 집 보러 온다고 연락이 와요. 조만간 집이 팔릴 것 같아 다행이예요."

서울 마포구에 사는 회사원 심 모 씨(38)는 보유 중인 '나홀로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한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정부가 신생아 특례대출 상품을 내놓으면 분위가 180도 바뀌었다. 대출 대상이 9억원 미만 중소형 아파트(전용면적 85㎡ 이하)에 한정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나홀로 아파트'에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 지역은 전용 59㎡짜리도 9억원을 훌쩍 넘어서 나홀로 아파트가 때아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3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대출 대상인 시세 9억원 미만인 전용 85㎡ 이하 서울 아파트는 전체 서울 지역 아파트(조사 대상 114만가구 기준)의 37.3%인 42만8000여가구로 집계됐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대해 주택구입·전세자금을 저리에 대출해 주는 제도다. 대상 주택은 주택가액 9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인 주택이다. 주택구입자금을 최대 5억원까지 대출금리 최저 연 1%대에 받을 수 있다. 상품 출시 첫날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지만, 서울 인기 지역에선 대상 주택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서울 외곽 지역은 전체 주택의 절반이 넘는 주택이 대출 대상에 해당하지만 마포구 성동구 등에선 선택의 폭이 좁은 편이다. 지역별로는 도봉구가 전체 주택의 88.1%가 9억원 미만, 전용 85㎡ 이하에 속했다. 이어 노원구(80.9%), 구로구(72%), 금천구(68.6%), 관악구(67.7%) 강북구(67.4%) 등의 순으로 해당 주택이 많았다.

일부 지역에선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도 9억원 이하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5387가구)과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5327가구) 등이 있다. 성북구 돈암동 한진·한신(4509가구)과 노원구 월계동 미륭·미성·삼호3차(3930가구), 그랑빌(3003가구), 상계동 보람(3315가구), 도봉구 방학동 신동아1단지(3169가구) 등도 대단지이지만 9억원 이하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반면 직주근접성이 높은 마포구는 9억원 미만, 전용 85㎡ 이하 주택이 8.1%에 불과했다. 성동구도 6.8%. 용산구는 4.2%에 그쳤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해당 주택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남구 3.7%였고,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2.8%, 송파구 7.7%였다. 인기 지역 내에서도 대단지에 비해 커뮤니티 시설이 적고 관리비가 높은 '나홀로 아파트'는 대출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향후 재건축 사업이 예정돼 있거나 교통 호재 등이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9억원 이하 아파트를 노려볼만하다"며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신축 단지도 매수세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 시장에서 신생아 특례대출 여파가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상 가구가 적기도 하지만 연 소득(부부합산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 등 다른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특례보금자리론처럼 적용 대상이 크게 확대되지 않는 한 매수세가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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